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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아빠가 일본영화를 좋아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예전엔 너무 정적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이제는 잔잔함 속에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일본 영화 속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에 대해 발견하는 것도 쏠쏠한 묘미라고 하십니다.
그런 아빠가 가장 최근에 본 영화는 심야식당입니다.
조그만 가게 안 카운터에 나란히 둘러앉아 요리하는 주인과 안면 익힌 사람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 인상적이었답니다. 일본에 가면 꼭 그런 이자카야를 가고 싶다고 했는데 가족여행을 할 때마다 그런 느낌의 이자카야를 찾지 못해 항상 일말의 아쉬움을 남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선몰 안의 レンガ横町 의 야타이무라가 딱 아빠가 원하던 그런 이자카야였습니다. 정말 심야식당을 그대로 그린듯한 분위기였습니다. 저는 그 중에 스미스그릴이라는 꼬치구이집으로 갔습니다. 정성스럽게 구워주는 꼬치들에 생맥주를 곁들이고, 거기에 너무나도 일본적인 곳에 앉아 일본어와 한국어를 주고받고 있노라니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기까지 했습니다. 오타루에서의 마지막 밤을 이렇게 장식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가이드북에서는 오타루를 당일치기, 또는 일박 정도의 여행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곳에 진득히 머무르면서 발견하는 그 지역만의 묘미는 정말 많은 사람에게 알려주고픈 마음입니다. 정말 예상치 못한 만남이었고 진부한 말이지만 잊을 수 없는 시간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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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루 하면 역시 오르골이겠지요. 어쩌다보니
오르골을 이제서야 가게 되었습니다. 블로그를 검색하니 오르골이 기압 때문에 비행 중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하네요. 덕분에 정말 구경만 하자는 생각으로 오르골당을 들어갔습니다.
오르골은 어렸을 때 친구집이나 친척집 놀러갔을 때나 보았던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아나스타샤란 애미네이션을 정말 재밌게 봤었는데 거기서 오르골이 중요 포인트로 나왔었네요. 이제와 보니 오르골을 가졌던 기억은 없어요. 지금까지도 오르골을 가지고 싶단 생각을 한 적은 없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방 한켠에 오르골을 두고싶단 생각이 드네요.
별별 오르골이 전부 모여있는 오르골의 전당. 유명한 클래식부터 지브리 수록곡, 아라시 노래들이 은은히 울려퍼지는 그 공간이 다른 세상 같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했습니다. 커다란 인형이 연주를 하질 않나 거대한 레코드에서 음악이 흘러나오질 않나, 왜 오타루에서 오르골은 절대 빠져선 안될 명소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꼭 사지 않더라도 정말 다른 세상에 들어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오르골당. 한번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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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오늘의 화제는 소바겠지요, 28일이니깐요. 먹는데 급급하다보니 제대로 된 사진은 찍지 못했습니다. 준비중에 혹시나 싶어 찍었던 사진이 소바파티의
유일한 사진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생각보다 가까웠던 오타루칫코역 오타루윙베이를 돌아보다 여섯시에 부리나케 귀가했습니다. 그리고 요이치에서 야구심판을 하시는 분도 들러주셔서 저 포함 네명이서 소바를 먹기로 했습니다. 네, 오늘 숙박객은 없습니다. 어쩌다 우연히 이렇게 되었네요.
소바는 집에서 곧잘 해먹기도 하고 원래 면을 좋아하기도 해서 사먹기도 만들기도 자주 했던 음식입니다.
한국에서 먹었던 건 거의 레시피가 동일해 미역 소바라고 하는 그 낯선 조합에 있는 힘껏 기대를 하며 무를 열심히 갈았습니다. 요령없이 갈아 팔이 다소 아팠네요.
차가운 소바, 따뜻한 소바 두 종류로 먹어보았습니다. 따뜻한 소바는 처음인데 외국인한테는 보통 차가운 소바가 많이 알려져있는 모양입니다. 많이들 낯설어한다고 하네요. 많이 튀는 맛은 아니었습니다. 생각보단 낯익은 맛이라서 신기했습니다. 소바는 소바용 배가 따로 있다고 하더니 그런 모양입니다. 한 소쿠리를 순식간에 해치워버리고도 아쉬워 국물을 홀짝거렸으니 소바의 마력이란 대단한 것 같습니다.
두근두근하며 먹고 즐긴 소바파티였습니다. 이 맛을 알려주고파 숙박객이 없는게 조금은 아쉬운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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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근처 요이치에 다녀왔습니다. 신치토세에서 오타루로 올때 쾌속 라피드선으로 이동해 한번쯤 완행을 타고 다녀보고 싶었습니다. 오타루 근교는 검색하니 요이치가 많이 나오덥니다. 위스키는 제대로 먹어본 적이 없어서 잘 몰랐는데 니카 위스키가 꽤나 유명하다고 하네요. 증류소 나온뒤에 발견한 한국어 팜플렛에서 그렇게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이
팜플렛을 너무 늦게 발견해서 좀 아쉬웠습니다.
오타루역에서 요이치까지는 두세정거장이면 갈 수 있지만 문제는 그쪽까지 가는 열차의 배차간격이 정말 띄엄띄엄이더군요. 한 사십분 기다리고 나서야 겨우 요이치행 열차에 올라탔습니다. 졸면 놓칠까봐 정신 차리려 하는데도 정신차려보니 요이치에 도착해 있었었습니다.
밥을 먹고 닛카 위스키 증류소로 들어갔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공장을 이렇게 태연히 둘러볼 수 있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천천히 눈 덮힌 공장을 걷다가 위스키 박물관으로 들어갔습니다. 무엇보다 위스키에 대한 일본인의 사랑과 자부심을 한껏 느껴지더랍니다. 하지만 시음했던 위스키보다도 인상적이었던 것은 일본어로 쓰여있는 외국의 소개였습니다.
외국을 소개하는 글을 읽으면 내가 그 자리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역사를 좋아했던 것도 그런 영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위스키로 유명한 스코틀랜드의 역사가 또한 저에게 외국어인 일본어로 쓰여있는 걸 읽고 있노라니 기분이 묘해집니다. 이국적인 글이 더 낯설어지기도 하고 애초에 외국어였던 것이 또 다른 외국어로 번역된 걸 보니 재밌기도 했습니다. 이게 외국어를 배우는 묘미인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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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전 네이버와 가이드북을 뒤지며 오타루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었습니다. 주로 나오는 것은 미나미오타루 역 근처의 오타루 운하, 그 중에서도 디저트였습니다. 이미 너무나 유명한 하얀연인과 로이스는 행선지가 홋카이도로 주변에 알린 순간부터 이미 여기저기서 추천을 받았었습니다. 그리고 알게된 르타오와 롯카테이, 그리고 그밖에 눈이 휘둥그래질 만한 수많이 달달한 것들. 오늘은 열심히 먹어보자는 생각으로 숙소를 나섰습니다.
마호로 라면을 먼저 가볼 생각이었습니다만 출입구를 혼동해 준비중인 것으로 착각하여 다른 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로나이 식당이라는 일본 드라마에서 본 듯한 고풍스런 1,2층 건물의 식당이었습니다. 추천인의 조언으로는 갖가지 다양한 반찬이 나오지만 밥은 정말 양이 적으니 추가를 시키라는 조언이었습니다. 과연 그 말이 맞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좋았어요. 여러가지 일본의 맛과 정성을 맛볼 수 있어 그
다름을 음미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한국과 비슷한 점, 다른 점을 비교하면서 한시간을 보냈습니다. 여기에 이 재료를 첨가하면 어떤 조합이 등장할까 상상하는 즐거움으로 시간가는 줄 몰랐던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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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계속 많이 내립니다. 아침부터 회오리처럼 부는 바람소리에 놀라 잠을 깨고 말았습니다. 창밖에 회몰아치는 눈보라에 오늘 돌아다닐 계획을 세웠던 것을 재고할까 고민하기는 했지만 미루면 한없이 뒤쳐질 것 같아 중무장을 하고 나가기로 했습니다.
눈은 그칠 듯 그치지 않고 날려 주변을 구경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한발짝 내딛기도 힘든 이 날씨에도 사람들은 꿋꿋이 돌아다니고 환하게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확실히 눈 내리는 운하라니 좋은 배경이 되겠다 싶었습니다. 찍지는 않았지만요.
지나가다 보니 아이들이 눈싸움을 하고 있었습니다. 가게 앞에는 눈사람이 만들어져 있었고요. 학교 다닐 땐 눈만 내린다 하면 다들 미친듯이 운동장에 나가 맨손으로 눈덩이를 만들어 던졌었습니다. 정신없이 눈싸움을 하고 홀딱 젖어 교실에 들어와 추위에 떨면서 그저 즐거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잘 뭉쳐지지도 않는 눈을 굴리며 무릎만한 눈사람을 만들고 매일매일 녹지는 않았는지 두근두근해하며 확인하기도 했었습니다. 새삼 눈과 놀고 싶어진 풍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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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3.

어젯밤 오타루역에서 생각보단 헤매지 않고 도착한
모리노키. 오늘에서야 여유를 갖고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개와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좀처럼 가까이 할 기회가 없던 터라 허그가 다가와줄 때마다 어찌할 바를 몰라 허둥지둥하면서도 내심 기분 좋은 것을 표현하지 못해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청소를 끝내고 만화책에 둘러싸여 능숙하지 않은 일본어를 소리내어 읽어가며 그림을 힌트로 내용을 유추해나가는 것은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난로를 켜고 눈앞에서 귀여운 강아지가 뒤뚱뒤뚱 걸어가고 조용히 눈을 감으면 저멀리 아득하게 기적소리가 다가오는 와중에 쿠션에 기대 책을 읽노라니 마치 동경하던 일본 영화의 한 장면과 같아 새삼 내가 그 한부분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하루종일 그 기분을 만끽하며 보냈습니다.
낯선 동네, 낯선 음식, 낯선 사람들. 그 속에서 잘 해나갈 자신이 양껏 있다면 좋겠지만 자기의 부족한 부분은 누구보다 제가 제일 잘 알고 있기에 조용히, 힘내어 한사람 몫을 해내고 싶습니다. 두근두근한 첫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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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사진이 비뚤어져 보이는 듯 하지만 조정할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너무 단기간에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는
듯 하고 나름 길게 숙박하는 만큼 천천히 즐기자는 생각 또는 변명으로 이틀째 숙소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체크아웃까지 드라마까지 재밌게 본 미야베 미유키의 고구레 사진관 상하 두 권을 원서로 독파하리라 마음먹고 코타츠에 다리넣고 책을 펴기를 장장 네시간.. 핸드폰 끄적거리느라 100장도 채 못 나간것 같습니다. 작중의 주인공 하나짱은 이렇다 할 활약을 아직 시작조차 하지 못한 상태이고요. 과연 다 읽을
수는 있을지 의심스럽습니다.
홋카이도에 온 것이니만큼 징기스칸은 꼭 먹어봐야지란 생각으로 다이진몬에 갔습니다만 의외로 한국식이어서 많이 놀랐습니다. 일본 야키니쿠집은 처음
가보는데 전부 이런 모습일까요. 일행 말로는 징기스칸과는 조금 다른 모습의 고기가 나왔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맛있게 먹었으니 좋은게 좋은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일 일정을 세우며 예전 모리노키를 묵었던 분이 손수 작성하고 꾸민 관광 앤 맛집 노트를 보았습니다. 너무나 정성어리게 만든 그 노트를 보며 그 기간 여기서 보냈던 추억들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기 위해서 대단한 사람까지 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수고스러움을 감내하는 정성이 전해져 연이 없을 듯한 저에게 다가온 것을 보면 서로가 서로를 돕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것 같습니다.

Hello!
MorinoKi Helper (whooper #228)
suhyeon fr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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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OOP it up!

Working Holiday
on Otaru Project

小樽でちょっとお手伝いをしながら、長期滞在しよう!

エクスチェンジヘルパーです。
数時間の宿の仕事と宿泊代の等価交換(?)。
仕事の合間に小樽を十分に堪能できます!
外国人もOK!ワーキングホリデーの方にもオススメ
WHOOP is “Working Holiday on Otaru Project”.
The meaning is “Let’s long term stay while working as a exchange helper in Hokkaido Otaru. “
The MorinoKi helper is to exchange your hostel charge for work several hours at the hotel.
Good for long stay traveler, and Working Holiday Maker.
more information >>>

 もりのき本館

The Otarunai Backpackers' Hostel MorinoKi
The Otarunai
Backpackers' Hostel
MorinoKi
おたるない
バックパッカーズホステル
杜の樹

〒047-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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